16.02.16 (화)
00.
생각을 정의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탁탁 하고 정리되던 머릿속이 복잡하고, 어렵다. 내 중심이 흔들리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겁이 사실 많이난다. 이제 4학년이고, 졸업이고, 나는 이제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로 한 발 나아갈 것 이다. 그럼 나는... 오롯이 아무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처음 "나" 로써의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무서운 것은 이제야 피부에 와닿기 때문일것이다. 집안의 구성원도 아니고, 학생의 구성원도 아니고, 그냥 사회의 한 구성원인 나.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고, 스스로가 스스로의 몫을 하여, 돈을 벌고, 그 돈을 쓴 것에 책임을 져야하는 나이. 책임은 참 막중하고, 어렵고, 무겁다. 내가 내 삶을, 내 몫을 잘 살아나갈 수 있을까. 나는 어른일까.
01.
학교로 돌아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었다. 졸전 주제를 황급히 정리하고, 내가 무슨 이미지로 작품을 마무리할 것인지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도, 불안한 것이다. 아랫손 후배들에게 치일까봐, 아래 후배들보다 못할까봐 무서운 것이다. 내 자존심이 까먹힐까봐, 무서운 것이지. 혹시라도 내가 휴학을 했다는 것을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그런 그런 우물가에서 안온함을 느끼고, 거기서 고여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으면서, 더 뛰어난 이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것은 내 알량한 자존심을 당장은 지킬 수 있어도 훗날 뒤돌아보면 이것이 가장 자존심 상하는 날이 될테니까. 그리고, 언젠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열심히 하자. 최선을 다하자. 나 보다 잘 한다는 것에 조바심을 느끼지 말고, 긍정적으로 나아가야한다. 혹여나라도 내 자존감을 깎아먹으며 끔찍한 1년을 보내고 싶진 않으니까. 항상... 새로운 충격을 준비해야한다. 그럴 나이가 되었다. 자존심을 세우지말고 나를 세워야하는 것이다. 앞만 봐라.
02.
잘 하자. 나는 항상 잘해왔으니까, 이번에도 잘 할 수 있다. 내가 원해서 시작한 길이고, 내가 마무리 지어야하는 일이다. 원했던 일이고, 바랐던 일이니까. 멋진 사람이 되자.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는 사람보다,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스스로에게 떳떳한 멋진 사람이 되고싶다. 요새 생각이 참 많다. 잘 하고 싶다. 나는 잘 하는 사람이다. 나는 멋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