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1. 22:50ㆍdiary
00. 6월이다!
아래로 부터는 말레피센트에 대한 치명적이고 가리지 않는 스포들이 가득하니 보실 분들은 피해주시는게 좋사옵니다.
01. 말레피센트를 보고왔다. 원래 나 이 영화 제목 맨날 몰라서 말...ㄹ...뭐시기 이랬는데 영화 내내 하도 이름이 나와서 외우기 싫어도 외우겠더라. 여하간. 보고왔다. 안젤리나 졸리가 이렇게 연기를 못하던가 하고 성찰하게 되는 영화였다. '정말 별로인 영화다.' 라고 말 할 만큼 엉망진창이지...는 않았다. 뭐 거의 거기까지 갈-뻔도 했지만 디즈니가 그렇지 뭐 버프를 받아서 괜찮았지. 뭐 그정도야. 그래. 이런 느낌.
01-1 그게 말이다. 이 영화에 하고 싶은말이 굉장히 많다. 첫번째로 디즈니는 그냥 '보수적'인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여기면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용히 해봤다. 왜냐고? 디즈니는 너무 어줍잖게 변화를 시도하니까!; 디즈니는 보수적인 스토리의 대명사다. 전형적인 권성징악의 형태를 지닌 스토리가 아주 오래전 부터 지배적이었다. 그게 디즈니었으니까.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다양한 애니메이션 회사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디즈니와 사이가 안좋은 드림웍스는 대놓고 디즈니를 디스치는 슈렉을 내놓으면서 디즈니의 심기를 긁어대기도 했으니까.
그럼에도 디즈니는 그 동안 제법 계속해서 '개겨왔다.' 전형적인 권성징악 스토리, 아름다운 공주님, 멋진 왕자, 못 돼 빠지기만한 악역. 입체적인 케릭터라고는 볼 수 없었던 디즈니의 이야기었지만, 디즈니의 강점인 아름다운 그림, 뮤지컬같은 노래, 부드러운 동세 등으로 어떻게든 커버를 쳤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못하고 진부한 스토리를 그 외의 것으로 매꾸려는 것들에 이제 그들도 자존심이 상했던걸까. 디즈니는 프로즌부터 여태까지와는 조금 다른 스토리를 선보였다.
01-2 그래 좋다 이거다. 프로즌의 이야기는 나쁘지않았다. 근데 엘사의 감정선은 나로써는 전혀 이해가 도저히 되지 않았다. '렛잇고'를 부르며 내버려두라고 외치던 엘사는 그래. 드디어 엘사가 독립적이 되어 자기 좆대로 사는구나! 싶었는데 왠 걸? 좆대로 살기는 커녕 그냥 삼단고음 못지 않게 멋진 노래만 선보이며 성만 만들었다 뿐이지 그 외엔 한게 없다; 그게 설마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거니? 그게 모범생 엘사가 좆대로 사는 삶으로써의 일탈이라고 하면 나는 뭐 그래 할 말이 없다; 오 마침 음악플레이어에서 렛잇고가 나온다. 그래 노래는 완벽했다. 사실 까고 이야기해보자. 프로즌은 내용보다는 '렛잇고'가 먹여 살린게 더 크다.
즉 디즈니의 강점인 ' 뮤지컬 같은 노래 ' 가 먹여 살린거지. 어줍잖게 변화시킨 스토리가 먹여 살린게 전혀 아니란 소리지. 계속해서 쓰다보니까 디즈니를 굉장히 비판하는 글이 되어 가고 있는데 전 디즈니를 존나 좋아합니다. 라푼젤 사랑해 아이러브유. 여튼. 돌아와서. 이제 스토리를 살펴보자. 스토리는 뭐 제법 간단하다. 안나를 지키기위해 엘사가 존나게 참고 안나는 속편하게 졸라 잘 놀면서 잘 살다가 뭐 결국엔 엘사가 못참고 좆대로 하겠다며 가출을 하고는 결국엔 별로 한건 없고 걍 " 난못해 ㅠㅠ" 하고 수동적인 자세만 존나게 취하다가 안나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며 ' 아하 이게 사랑이구나~ ' 하고 깨닫고 모든 걸 되돌린다는 이야기..................솔직하게 말하지만 난 프로즌을 보고 처음 생각했던건 ?..나니꼬레. 였다. 안나 존나귀엽네! 도 있지만 여하간.
그래도 볼만했다. 왜냐면 렛잇고가 존나 쩔고. 그래도 애들이 미친년놈처럼 성격이 미친듯이 바뀌진 않았으니까. 다만 렛잇고를 부른 이후 엘사의 소극적인 자세는 존나 이해가 안갔지만. 뭐 그런거 정도야 렛잇고 불러줬는데 봐드려야죠. 이런 느낌이었다고. 마지막에 이게 그래 사랑이지 하고 깨닫는 부분? 그래 뭐 그럴수도 있다 치자. 갑자기 뭔가가 느껴졌을 수도 있잖아. 그렇지? 개연성이 너무 없었지만 뭐 동생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잖아. 그래도 나름대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래 될 수도 있어! 근데 말레피센트는 그런것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3 프로즌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이런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말레피센트도 데자뷰스럽게도 프로즌의 형식과 꽤나 비슷하다; 처음엔 말레피센트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 요정 말레피센트가 결국엔 배신당하게 되고 사랑을 믿지 않게 된다. 오 그렇군! 초반 전개는 꽤나 빠르게 진행됐다. 다소 편집이 작위스럽기까지 했지만 뭐-어- 그것도 봐줄만하다. 사랑을 믿지 않게된 말레피센트는 엘사가 그랬듯이 렛잇고는 부르지 않았지만 숲을 존나 어둡게 바꾸면서 옷을 바꿔입는다 (ㅋ) 그리고 디즈니가 그렇듯이 파트너인 동물친구 한 마리를 구하고 자신이 사랑하던 남자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세례식에 참여한다. 오 그래 여기까진 스토리전개가 동화랑 똑같애! 그리고 저주도 내려! 똑같애! 그것도 디게 무섭고 은근히 뻘줌할 정도로 열심히 저주를 내려! 이것도 똑같애!
근데 그 이후가 굉장히 어이없다. 저주를 실컷 내려놓고 왕이 겁에 질려 딸래미를 세 요정에게 맡긴 걸 알게된 말레피센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 못난이 짐승'이라고 부르며 오로라를 돌봐준다. ? 왜 ? 갑자기 없던 모성애가 샘솟았나? 아니, 그러니까 왜? 남자에 대한 사랑이 아직 남아있는거야? 아니면, 아이가 은근히 자기딸 같았다던가. 아니면 자기 어릴때 모습이라도 닮았어?
그러니까 왜?????
여기서부터 개연성은 안나가 엘사성에 찾아가면서 엘사가 취한 행동을 보고 날아갔듯이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그러니까 왜!!! 왜! 말레피센트는 오로라를 돌봐주는건데! 왜!! 걍 그 남자가 아직 좋아!? 아님 원래 마음이 존나 비단결 같았기때문에 못했던거야!? 그래 뭐 여기까진 대충 상상하면서 넘길 수 있는데 영화가 거기에 대한 설명을 좆도 안해준다! 감정 묘사가 전혀없다! 고뇌도 없고 자아성찰도 없어! 걍 오로라가 있으면 말레피센트가 도와줘! 왠진 몰라!!! 오로라는 존나게 예쁘게 자란다. 세 요정은 비중이 좆도 없다. 원래는 세 요정이 먹여살리는데 이 세 요정은 할 줄아는게 수다 떠는 거 밖에없다. 이러면 왜 만들었는지? 아에 없애버리는게 더 신선했겠다. 아니 아무것도 안하는게 신선한건가? 몰라 그건 됐고.
오로라는 예쁘게 자라고 결국 말레피센트가 자기 뒤를 봐주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그러면서 ' 나눈 요정 대모님이 조아용~ ' 하면서 웃는다. 앨르패닝이 참 예쁘다. 그리고 또 웃는다. 계속 웃는다 미친듯이 웃는다. 신기한 동물들이 cg자랑하듯 계속 나온다. 그럼 오로라가 웃는다. 그걸 말레피센트가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오로라가 웃는다. 그리고 엘프가튼 요정들이 나온다 그럼 오로라가 웃는다. ㅅㅂ. 이 장면만 다르게 몇번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게 설마 감정묘사랍시고 나오는건가? 그래 뭐 나름의 서로가 교감하고 있다는걸 나타내는 걸지도 몰라;;;; 그래 내가 몰랐던 걸지도 ;;;; 그러니까 캐릭터가 캐릭터 사이에 교감이 전혀 없다; 별로 마음에 와닿는 교감이라고는 개뿔도 없이 걍 오로라가 노는걸 지켜보는것만 주구장창 나오다가 말레피센트는 뭔가 다짐한듯 저주를 없애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이것도 몹시 뻘했다.
왜냐고?... 아니 적어도 무슨 사건이 있어야할거아냐, 말레피센트를 결정적으로 오로라가 믿게된 사건이라거나, 아니면 뭐 그냥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거나...설마 날개가 왜없어용? 날개가 잘렸어. 내 날개는 존나 컸단다. 하는 대화 덜렁 던져놓고 얘넨 깊은 교감을 했단다. 하는 그런건 아니겠지? 오로라가 어린아이일때 말레피센트에게 달려가 안기며 뿔이며 이목구비를 만져보는 장면처럼!!!!! 다만 그 장면만 던져놓고 ' 사실 요정대모님이 제 뒤봐준거 다암~ ㅎㅎㅎㅎ ' 하면 다냐????? 그리고 그냥 지켜만보면 그냥 둘 사이에 '모성애' 라고 할 만한 사랑이 생겨????? 안생길거 같은데 ????? 뜬금없이 말레피센트가 오로라를 도와주기 시작한것도 이해가 안갔는데 오로라가 말레피센트에게 보인 무조건적인 신임도 이해가 안갔다;;; 걍 성격이 그런가;;;; 한게 있어야 신임이 생기지;; 원래 그런 캐릭터라면 할 말 없는데;;;
01-4 그러니까. 디즈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못 만든다는 결론에 봉착했다. 악역인데 정에 휩쓸린다거나 그런 모순감정 말야. 디즈니가 뭘 나타내고 싶었는 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있다. 입체적인 악역을 원했던 것이다. 프로즌에서 그랬듯이. 악역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악역의 감정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이것도 딱히 신박하지 않다. 요새는 존나 많으니까 이런거. 근데 존나 장렬히 실패한 것이다. 연출이 망했던 건지 스토리가 망한건지 모르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연출도 한 몫한 것 같긴하다.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그 묘한 감정선을 풀어내는 게 아니라. 걍 말레피센트는 2시간 내내 인격이 계속 해서 바뀌는 캐릭터 같았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서서히 변하는것도아닌 갑작스럽게 오로라를 돌봐주고 서서히 마음을 여는게아니라 원래 부터 열려있는 문이라는 것 마냥.
그럼 옷은 왜 갈아입고 노래를 왜부르고 숲은 왜 황폐하게 만들었는데? 남한테는 못됐으면서 오로라한테는 잘 해주는 이유가 뭔데. 좆까라면서 소극적인 이유는 또 뭔데 아니 이유 좀 압시다. 이 양반들아.
혹시 인간은 변하지 않는 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디즈니는? 얘가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착한애는 착하고 소극적인 애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건가? 그런건가. 혹시 그런거라면 아주 성공했다. 뻘할 정도로 뼈저리게 느껴지걸랑;
01-5 중간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필립왕잨ㅋㅋㅋㅋ도 웃기고. 말레피센트가 키스하자마자 깨는거 보고 디즈니가 요새 이런 스토리를 즐기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 여기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당연 까마귀 아닌가? 아발론인가 이름 뭐더라. 여튼. 유일하게 성격도 변하지 않았으며 제일 그나마 납득 된다; 그리고 날개 다시 붙는 장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 폭소를 했고. 가죽바지 말레피센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콘스탄틴보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지금까지 너무 까댄것 같으니까 좋았던 점을 이야기해보겠다.
앨르패닝이 굉장히 이쁘다. 갱장히 갱장히. 웃는 데 데이가 생각난다. 아주 예쁘다.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도 웃는 데 예쁘다. cg 애썼다. 스토리중에 맘에 드는건 왕의 광기. 고건 좀 좋더라.
그외에? 없어. 없어.. 없다고! 없어!!! ㅋㅋㅋㅋㅋㅋㅋ 개그 영화 본 것 같았다. 잘 웃다 갑니다. 근데 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든다. 뭐 이정도야 ㅋㅋㅋㅋㅋ
02. 아 힘들었다. 디즈니 영홬ㅋㅋㅋㅋㅋ는 이제 웃으러 보러가야겠다. 이야. 신난다. 라푼젤이나 다시볼까. 라푼젤은 잘 만들어 놓고 얘네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03. 오늘 시계도 샀다 노랭노랭한 시계다. 아주 귀엽다. 가격대비 대만족.
04. 오랜만의 여유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군.